스칸디나비아항공(SAS)이 재정위기 심화를 이유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소속 조종사들이 파업에 들어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다.

로이터통신은 5일 SAS는 이날 미국 연방파산법 제11조(챕터11)에 의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SAS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의 다국적 항공사다.

앙코 반 데르 웨르프 SAS 사장 겸 최고경영자 (CEO)는 "조종사들의 파업이 회사의 재무 건전성 등에 영향을 미쳐 파산 보호를 신청하기로 한 결정을 앞당겼다"며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모색 중이다"고 했다.

이어 파산 보호 신청은 회사 부채 재검토, 새로운 자본 조달 등 지난 2월 발표한 구조 조정 계획을 위한 것이라며 적어도 1년 안에 이를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AS가 신청한 챕터11은 파산법원의 감독하에 기업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신청한 기업은 법원의 감독 아래 자산 매각, 인원 감축 등을 통해 회생을 시도하게 된다. 통상 법원은 부채의 일부 혹은 전액 탕감이나 상환 유예 등으로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청산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이익이라고 판단될 경우 '챕터11' 신청을 받아들인다.

SAS의 파산보호 신청의 불씨가 된 것은 소속 조종사들의 파업이었다. 소속 조종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나면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도 영향을 줬다. 조종사들의 파업으로 4일 하루에만 SAS 항공편의 51%가 취소됐다. 5일 정오까지 항공편의 80%가 취소됐다.

이날 스웨덴 증시에서 SAS의 주가는 전날 대비 11.38% 하락한 0.55스웨덴크로나로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어려움을 겪었던 글로벌 항공사들이 챕터11을 재정난 극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챕터11이 세계 각지에 사업부를 둔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수단이어서다. 중남미 2위 항공사인 콜롬비아의 아비앙카항공을 비롯해 아에로멕시코, 필리핀항공 등이 챕터11을 신청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