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까지 연결된 가스 수송관 노르트스트림을 이달 중순 10여일 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연간 가스 사용량의 절반 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독일의 에너지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수송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이달 11~21일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 2개 라인이 모두 일시 중단될 것”이라며 “자동화 시스템 점검 등 정기 점검 작업을 위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노르트스트림 AG는 가스관 일시 중단 조치에 대해 파트너들과 사전에 조율됐다고 덧붙였다.

노르트스트림 AG 최대주주인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전쟁 이후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가스관을 정비할 부품을 구하지 못했다면서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을 60% 줄였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연말까지 90% 줄이기로 합의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이자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전쟁 전 천연가스의 55%를 러시아에 의존했던 독일은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난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23일에는 가스 비상공급계획 경보를 조기·비상·위급 중 ‘비상’ 단계로 지정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부장관은 지난달 “가스 부족이 겨울철까지 이어지면 일부 산업은 ‘셧다운(운영 중단)’을 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