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플러스(OPEC+)’가 석유 증산 규모를 기존 계획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OPEC+는 기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 러시아, 멕시코 등 비회원 10개국이 가입해 있다. 그럼에도 유가는 하루 새 3.7% 급락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공급 불안 우려를 압도해서다. 올겨울 에너지 위기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유국들의 생산량 확대가 쉽지 않아서다.
추가 석유 증산 없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OPEC+는 이달과 8월 하루 석유 증산량을 64만8000배럴로 맞추는 데 합의했다. 같은 달 2일 회의에서 나왔던 증산안을 고수했다. OPEC+는 당시 증산량을 43만2000배럴에서 64만8000배럴로 50% 늘리기로 했다. 9월 산유량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음달 3일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증산이 없는 이번 결정은 공급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유국들은 기존에 목표로 한 생산량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월 OPEC+의 석유 생산량은 당초 계획했던 하루 생산 목표치보다 269만 배럴 모자랐다. 반정부군인 리비아국민군이 주요 유전과 항구가 있는 리비아 동부지역을 점거하면서 리비아의 원유 공급이 어려워졌다. 반정부 시위 영향으로 최근 15일간 유정 1199개가 폐쇄된 에콰도르 석유 생산량도 180만 배럴 줄었다.
핵심 산유국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달 2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증산이 쉽지 않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벤 반 버든 쉘 최고경영자(CEO)는 “OPEC의 여유 산유량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많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은 올 연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의 90%를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한 부족분은 하루 100만 배럴 이상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인 공급 불안 우려는 여전
공급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날 에너지 가격은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3.7% 하락한 105.76달러를 기록했다. 122달러를 돌파했던 지난달 8일 가격보다 13.4% 떨어졌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파괴 우려가 공급 우려보다 컸다. 에너지 유통업체인 가스버디에 따르면 미국 무연 휘발유의 평균가격은 지난달 16일 갤런당 5.03달러에서 29일 4.87달러로 하락 전환했다.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된 천연가스 가격은 급락했다.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30일 100만 BTU(열량 단위)당 5.424달러를 기록했다. 전일(6.498달러) 대비 16.5%나 빠졌다.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량이 6월 18~24일 한 주간 전주 대비 802억입방피트 증가한 여파다. 업계 추정치인 760억입방피트를 웃도는 결과다.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론 공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산 코만 MUFG 이머징리서치 본부장은 “가용할 수 있는 에너지 생산 여유폭이 극히 제한적일뿐더러 석유 제품 정제능력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올겨울 에너지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전문매체인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EU가 러시아산 가스 수입 감소분을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으로 채웠지만 추가 공급원이 마땅치 않다”며 “올겨울 유럽 국가들이 에너지 배급제를 실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일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까지 연결된 가스 수송관 노르트스트림을 정기 점검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에도 가스관 정비를 이유로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의 60%를 줄였다.
뉴욕증시는 하반기 첫 거래일을 맞아 경기침체 우려가 강화되며 하락했다. 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26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9.61포인트(0.68%) 하락한 30,565.8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1.70포인트(0.57%) 밀린 3,763.6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5.21포인트(0.50%) 떨어진 10,973.53을 나타냈다. S&P500지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20.6%가량 하락해 1970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주말과 오는 4일 독립기념일 휴장을 앞두고 경제 지표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움직임을 주시했다. 최근 들어 발표되는 경제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6월 S&P글로벌의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을 기록해 거의 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S&P글로벌의 6월 제조업 PMI는 52.7을 기록해 전월의 57.0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2020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ISM의 6월 제조업 PMI는 53.0으로 집계돼 전달의 56.1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4.3을 모두 밑돌았다. 이날 수치는 2020년 6월(52.4)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8bp(=0.18%포인트)가량 하락한 2.82% 근방에서 거래됐다. 10년물 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6월 초 이후 처음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금융 환경이 빠르게 긴축되고, 경기도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물가 상승세를 잡는 동시에 경기 침체를 막는 연착륙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연착륙 달성이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S&P500 지수 내 부동산,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주가 오르고, 자재(소재), 기술, 에너지, 헬스, 산업 관련주는 하락했다. 미국 백화점 체인 콜스의 주가는 회사가 회계 2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과 시장 상황 악화를 이유로 사업부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20% 이상 급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공급망 문제에도 회사가 연간 전망치를 유지하면서 1%가량 올랐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는 회계 4분기 실적 전망치에 대한 실망에 5%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이체 방크 애널리스트들은 마켓워치에 "이러한 광범위한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은 2분기에 침체 위험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렉티브 인베스코의 리처드 헌터 시장 담당 대표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잘못 판단해, 가파른 긴축이 경기를 침체로 몰고 가더라도 긴축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증시는 보합권에서 거래됐다. 독일 DAX지수는 0.09% 올랐고, 영국 FTSE지수는 0.06%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0.03%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상승 중이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5% 오른 배럴당 107.14달러에, 9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1.19% 상승한 배럴당 110.33달러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독일계 투자은행 베렌버그가 페덱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의 '매수'에서 '보류'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베렌버그의 윌리엄 P 하워드 애널리스트는 "페덱스가 수익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단기 이익이 불투명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는 등 흐린 거시경제 상황으로 회의적"이라고 밝혔다.하워드는 "지난 몇 주 동안 페덱스는 최고경영자(CEO)를 바꾸고 전략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이사회와 주주들의 압박으로 일부 변화를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인플레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수익 리스크가 높아지고 또 전략적 사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 이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하며, 진행과 개선의 궤적은 당분간 '내게 스토리를 보여봐-Show me Story'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하워드는 페덱스의 목표가를 주당 330달러에서 275달러로 약 17% 낮췄다.대니얼 오기자 danieloh@wowtv.co.kr
미국의 백화점체인 콜스가 프랜차이즈그룹과 벌여왔던 사업 매각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1일(현지시간) CNBC가 밝혔다.CNBC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들은 "콜스의 이번 결정에는 최근의 주가하락과 판매 매출 급감이 주요 요인이 되었고, 따라서 콜스는 프랜차이즈그룹과의 매각에 대해 전면적으로 검토가 필요했다"고 전했다.앞서 6월 초 프랜차이즈그룹은 콜스를 80억달러의 가치로 인수하기 위해 주당 60달러의 입찰을 제안했다. 당시 두 업체는 3주간의 협상과 실사를 통해 최종 자금조달 계약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주 프랜차이즈그룹이 콜스의 입찰가를 주당 60달러에서 50달러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왔다는 소식이 CNBC를 통해 알려지며, 콜스 이사회와 주주들은 지난 수개월 간 요구했던 "매각 협상을 멈추고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압력을 다시 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양측은 매각 합의 내용 발표에서, 비타민샵과 버디스홈퍼니싱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프랜차이즈그룹은 이번 거래에 약 10억달러의 담보부자산을 납입하고 콜스의 부동산 자산을 기반으로 자금 조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반면 콜스측은 이번 매각 거래는 반드시 양측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또한 거래가 반드시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대니얼 오기자 danieloh@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