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최대 부호가 러시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재산권이 침해됐다는 이유에서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부유한 리나트 아흐메토우는 러시아를 상대로 유럽인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아흐메토우는 우크라이나 최대 철강회사 메트인베스트의 대주주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에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포함해 대형 제철소 두 개를 소유하고 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최후의 항전지'로 불렸을 정도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다.

아흐메토우는 지난달 러시아의 마리우폴 공장 폭격으로 메트인베스트가 170~200억달러(약 22조~25조7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러시아의 범죄는 터무니없다"면서 "죄인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송은 러시아의 계속되는 범죄, 우크라이나 경제 파괴, 자산 약탈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악은 처벌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트인베스트 측은 "강철 2500톤이 러시아 소유 선박에 의해 러시아 도시 로스토프나도누로 향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서 분실 등으로 소송 과정은 부담스럽고 길다"고 했다. 메트인베스트가 소송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FT는 전망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 철강 산업은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철강업계 종사자는 50만 명에 달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에 철강 제품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