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 상태였던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러시아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의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를 점령했다. 벨로루시 영공에서도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우크라이나군이 도시를 떠났다”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를 지키던 마지막 우크라이나군은 24일 철수 명령을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베로도네츠크는 2014년 우크라이나 내 친러 세력이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을 세운 뒤 우크라이나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루한스크주 지역에서 실질적인 주도 역할을 하던 도시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도 25일 “성공적인 공세의 결과로 세베르도네츠크, 보리우스케,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정착지들을 해방시켰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철수로 루한스크주 내 우크라이나의 통제지역은 세베로도네츠크와 인접한 리시찬스크만 남게 됐다. 리시찬스크도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연설로 “세레보도네츠크,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을 모두 되찾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도 한층 강화됐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 영공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폭격기가 벨라루스 영토에서 순항미사일 12발을 발사했다”며 “벨라루스 영토에서의 미사일 공격은 전쟁에 벨라루스를 결부시키기 위한 러시아의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설명에 따르면 벨라루스 영토에서 우크라이나 공습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도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수개월 내에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로 쓸 수 있는 이스칸데르M 전술미사일 시스템을 이전하겠다”며 “재래식과 핵 미사일 모두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