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경쟁업체 리비안과 루시드의 파산 위험을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미국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안과 루시드가 비용 측면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두 회사 모두 파산할 것”이라며 “비용을 극적으로 절감하지 않는다면 테슬라와 포드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 업체들처럼 공동묘지로 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안과 루시드 모두 ‘제2의 테슬라’라 불리는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리비안은 테슬라보다 먼저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했다. 루시드는 고급 세단 전기차를 내놨다. 두 업체 모두 전기차 부품 수급난과 인플레이션 탓에 제조원가가 치솟자 올해 생산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주가도 하락세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전기차업계의 불황을 감안하더라도 머스크 CEO의 발언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발언 수위가 두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할 만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포천지는 “머스크 CEO의 파산 경고는 하락장에서 리비안과 루시드 투자자들을 겁주는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차기 대선 후보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표심이 누구에게 쏠리고 있느냐는 한 네티즌의 질문에 “디샌티스”라고 답했다.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했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코로나 방역 규제를 거부하고 바이든 정부에 맞서며 주목받았다. 플로리다주 초등학생들에게 성소수자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 법을 시행하기도 했다.

민주당 노선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해온 머스크 CEO는 이날 “온건한 견해를 가진 모든 정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슈퍼 온건파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썼다.

머스크의 잇단 발언이 화제가 된 이날 테슬라는 미국 자율주행 교통사고 건수의 70%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관련된 자동차 사고가 392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중 70%인 273건이 테슬라와 연관이 있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