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 속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예고했다.

인민은행은 1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전월과 같은 2.85%로 유지한다고 공고했다. 이날 2000억위안 규모의 1년 만기 MLF 대출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인민은행은 신규로 2000억위안 규모의 신규 MLF 대출을 이전과 같은 금리로 내줬다.

MLF 대출은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유동성 총량과 금리를 조절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매월 15일께 MLF 금리와 규모를 결정한 뒤 20일을 전후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LPR은 일반 대출 기준인 1년 만기, 부동산담보대출의 기준인 5년 만기 등 두 종류다. MLF 금리 동결은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는 1년 만기 LPR도 동결하거나 소폭 인하할 것이란 방침으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의 최근 금리 인하 추세를 보면 작년 12월 1년 만기 0.05%포인트, 지난 1월 1년 만기 0.1%포인트와 5년 만기 0.05%포인트, 5월 5년 만기 0.15%포인트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난 1월 MLF 금리를 0.1%포인트 내린 직후 1년 만기 LPR도 0.1%포인트 인하했다.

중국에선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부동산시장 침체, 지난 3월부터 주요 경제권에서 시행한 방역 통제 등으로 경기가 냉각되면서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부양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하는 미국 등 선진국들과 반대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급부상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일단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중국이 내리면 양국 간 금리 차이가 축소되면서 자본 대량 유출, 위안화 가치 및 주가 급락 등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어 중국 당국에는 부담 요인이 된다. 5월 산업생산과 실업률 등 주요 경제지표가 4월에 비해 호전된 것도 정책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올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 안정화가 절실한 만큼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한 차례 더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영매체 증권일보는 14일 "올들어 MLF 금리와 LPR을 모두 인하했지만 금융당국이 여러 차례 기업의 금융 비용을 낮춰주겠다고 강조한 상황이어서 업계에선 하반기에 금리가 내릴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