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이 이달 말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이전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유럽연합(EU)의 단합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독일 주간 빌트암존탁은 11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26~28일 독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이전에 키이우로 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키이우를 공동 방문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19일 치러지는 프랑스 총선이 끝난 이후에 가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해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기 총리는 프랑스의 제안에 따라 합류하게 됐다. 빌트암존탁은 “세 정상은 키이우행을 통해 유럽의 단결력을 명확히 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탄약과 포 부족 등으로 러시아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EU를 이끄는 회원국 정상들의 키이우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추가 공급하거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지원을 약속하는 길을 터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나흘 만인 지난 2월 28일 EU 가입 신청을 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7일 우크라이나의 후보국 지위 부여 여부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한다. 집행위가 긍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23~24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승인하면 우크라이나는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는다. 정식 가입을 위한 본격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EU 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에스토니아나 등 발트 3국과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은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당장 승인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숄츠 총리는 EU 집행위의 의견 표명이 있기 전에 입장을 밝히는 것을 거부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가입 없이도 협력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최근 EU 내에서는 숄츠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는 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는 점은 놀랍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자에게 정당성을 주는 효과밖에 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