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곡물 선박이 우크라이나에서 출항할 수 있도록 인도주의 통로를 열어주겠다고 밝혔다. 단 일부 제재를 해제해줄 것으로 조건으로 내걸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우회로를 뚫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러시아산 제품 수출과 금융 거래에 부과된 일부 제재 해제를 포함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박이 정박해 있는 모든 항구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지뢰 제거 작업이 필요하다"며 "러시아는 필요한 인도주의적 통로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유엔과 이 문제에 대해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봉쇄된 상태다. 이로 인해 2000만t 이상의 곡물이 선적되지 못한채 이곳에 묶여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전 세계 밀 공급량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곡창지대인 만큼 전쟁으로 인해 식량 수출이 차질을 빚자 세계 식량 안보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