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의 첫 코로나19 백신 생산 공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여 있다.

1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대륙 내 첫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스펜 제약사가 단 한 건의 주문도 없자 해당 공장을 마취제 제조 공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아스펜은 아프리카 최대 제약이며 아프리카의 12억 인구 가운데 아직 15.9%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다.

아스펜 전략 거래 수석인 스타브로스 니콜라우는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우리 자체의 현지 백신 생산 역량을 세우는 것이라는 많은 요청이 서구와 아프리카 양쪽에서 다 있었다"면서 일어난 사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나쁜 메시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스펜은 코로나 백신 공장라인에서 일하도록 500명 정도를 훈련시킨 바 있다.

이 같은 영업 부진은 코로나바이러스 이상의 용도를 위한 새 설비 구축을 보고자 했던 아프리카 정부들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그 설비들은 미래 전염병 및 그동안 방치된 말라리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싸우는 데 도움을 주도록 조정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존 응켄가송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이달 진행했던 한 콘퍼런스 콜에서 "아스펜 상황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에서 백신 제조에 관여된 10여개 국가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염려했다.

아프리카 국가 수장들은 지난 10일 회동 후 성명에서 백신동맹 '가비'(Gavi), 코백스(유엔 주도 국제백신 공동구매 프로그램), 대륙 내 정부들이 아프리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백신 구매를 우선하라면서 대륙 생산량의 30%를 구매해달라고 촉구한 상태다.

최근 세계에서 백신 공급이 넘쳐나고 접종을 적극적으로 하려는 사람들이 적어지면서 코백스와 아프리카 정부들은 주문을 억제한 상태다.

화이자와 제휴한 남아공 회사인 바이오백연구소는 이미 생산 준비에만 3억 랜드(약 238억 원)를 썼다. 케이프타운에 있는 바이오백은 아프리카에 자체적으로 생산한 코로나 백신 1억 회분을 해마다 배포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모레나 마코아나 최고경영자(CEO) 역시 그러나 아스펜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아스펜과 존슨앤드존슨(J&J)이 1년 넘게 라이선스 생산 합의 관련 회담을 진행한 상황에서 "세계는 대체로 아스펜 생산 역량이 생겨날 것이라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니콜라우는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가비와 코백스가 곧 구매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역내 제조에 대한 필요는 실속 없이 정치적으로만 번지르르한 것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