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재무부가 올해 자국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 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 국가들의 잇딴 제재로 러시아가 28년 만에 최악의 경기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경제가 1994년 이후 최악의 경기위축에 직면했다고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재무부의 예측치는 경제부가 예상한 8% 감소폭보다 더 크다"며 "재무부 예측이 정확할 경우 러시아가 쌓아올린 10년 간의 경제 성과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재무부의 내부 전망치는 다른 수치들에 비해 비관적이다. 지난달 말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러시아 GDP 감소율이 8~1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5% 수축을 예상했다. 러시아 정부는 GDP 전망치와 관련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가한 경제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탈리아 라브로바 BCS파이낸셜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조치, 외국 기업들의 이탈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경제 전망은 불확실한 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서방 세계의 추가 제재가 논의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 공급을 중단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