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유럽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 높다…금리인상 폭 크지 않을 것"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유럽 경제의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경제가 둔화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한국투자공사(KIC) 주관으로 열린 온라인 회의에서 블랙록의 커트 레이만 북미 수석투자전략가는 "연초 이후 주식과 채권시장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은 1977년 이후 세번째 나타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및 공급문제 등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인 정책 전향 영향으로 금융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유럽지역에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유럽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레이만 수석투자전략가는 "Fed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으나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은 결국 수요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시장 우려보다는 금리인상 폭이 높지 않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 실질금리는 낮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의 성과가 나을 것을 봤다. 블랙록은 지난 1분기 시장 급락 시 주식 비중을 확대했다. 그는 "낮은 실질금리, 예상치를 상회하는 경제성장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며 "신흥국 시장보다는 선진국, 선진국내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유럽대비 선호한다"고 밝혔다.

채권은 금리인상 기조를 반영해 비중축소를 유지한다고 했다. 레이만 수석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과 밸류에이션이 낮고 잠재성장률이 높은 이머징 채권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