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중국에서 부동산 관련 규제를 푼 도시가 60개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산업을 되살리려는 중국 정부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6일 광둥성 둥관시와 저장성 취저우시가 이달부터 외부 후커우(호적) 보유자에게도 주택 구입을 허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국민 통제 수단의 하나로 강력한 후커우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부동산도 원칙적으로 후커우 지역에서 사야 한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는 둥관과 취저우의 정책이 정부의 부동산시장 부양 방침에 따른 것이며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올 들어 부동산개발업체들에 아파트 계약금(선수금)을 해당 아파트가 아니라 다른 사업에 쓸 수 있도록 허가하고, 주택담보대출 자기부담금 비율을 내리는 등 규제를 일부 풀었다. 은행들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정부의 진작책에도 시장은 더 가라앉고 있다. 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3월 주택 판매액은 3877억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58% 급감했다. 감소율이 1월 39.6%, 2월 47.2%에서 3월에는 더 커졌다. 1분기 판매액은 1조1313억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1분기보다도 30%가량 적은 규모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주택 구매심리가 더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일부 규제를 풀고 있지만 ‘집은 투기용이 아니다’는 핵심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분석하는 26개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가운데 10개가 1분기에 329억위안 규모의 역내 회사채를 발행했다. 작년 1분기 618억위안의 절반 수준이다. 역외에서 발행하는 달러채권 규모는 같은 기간 146억달러에서 18억달러로 급감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