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규모 봉쇄 조치에 들어가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은 전거래일보다 7% 하락한 배럴당 105.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8일 이후 최저가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물은 6.7% 하락한 배럴당 109.49달러에 손바뀜했다.

중국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로 꼽히는 상하이가 전날 '순환 봉쇄' 조치를 발표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하이는 28일부터 8일간 도시를 동서로 절반씩 나눠 차례로 봉쇄하기로 했다. 황푸강을 기준으로 동쪽인 푸둥 지역을 이날부터 4일간 봉쇄하고, 서쪽인 푸시 지역을 나머지 4일간 봉쇄할 예정이다. 이번 봉쇄 조치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의 우한 봉쇄 이후 가장 광범위한 봉쇄 조치로 평가받는다.

대니얼 하인스 호주뉴질랜드은행 상품 전략가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중국 원유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이번 상하이 봉쇄 조치의 여파로 하루 20만 배럴의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 전역에서 약 6200만명이 격리돼 있거나 격리를 앞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이 모여 원유 증산 계획을 논의하는 OPEC+ 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스위스쿼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영국 등의 제재로 다음 달부터 러시아산 원유가 하루 300만 배럴가량 시장에 나오지 못할 수 있다"며 "오는 31일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릴지 주목된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