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비판했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폴란드 제슈프에 파견된 미군 82공수 부대와 피난민을 돕는 구호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솔직히 말해 전쟁범죄자"라며 "법적 정의에도 들어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해서는 30세 여성이 소총을 들고 탱크에 맞선 것과 같다며 기개와 근성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톈안먼 광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본다면, 이는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제곱"이라고 평가했다.

1989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는 학생·노동자·시민을 중심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는 무기한 농성이 벌어졌다. 중국 당국은 이를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계엄군을 동원해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발포가 이뤄지며 1만5000명 이상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사망자가 2000여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군 장병들에게 "여러분은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 전쟁 한중간에 있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진정 중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병사들과 점심으로 피자를 먹고 현장의 이발소도 방문하며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 대응 문제를 논의하고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제슈프에 도착했다.

폴란드 측의 공식 환영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전용기가 기체 이상으로 제때 도착하지 못하며 취소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바르샤바로 떠나 26일 두다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피난민 수용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24만명의 피난민을 받아들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