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 속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전망했다.

16일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UBS는 이날 "오는 6월께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날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 전망 등이 겹치면서 100달러 선 아래서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보다 6.4%(6.57달러) 하락한 배럴당 96.4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8일 종가(123.7달러) 기준으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후 일주일 만에 20% 이상 떨어진 것이다.

같은 날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99.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가 100달러 선 밑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3주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UBS는 이 같은 유가 하락세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미국 등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세계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란 점에서다. 마크 헤이페일 UBS 글로벌 자산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공급 제약의 영향이 데이터에 나타나는 것이 지연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산 원유 수출 타격이 이번 달 말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산 원유 감소분을 메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헤이페일 CIO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다른 산유국들이 신속하게 들여올 수 있는 예비 생산량이 하루 180만 배럴을 밑돌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는 세계 원유 수요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전 세계 하루 공급량의 7%를 차지한다.

원유 공급량은 부족하지만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한 미국, 유럽 등에서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헤이페일 CIO는 "올 하반기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기준 1억100만 배럴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중국의 새로운 봉쇄령으로 원유 소비가 줄어들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 그 영향은 미미하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연말까지 국제유가는 배럴당 105달러까지 점차 내려갈 것"이라며 "원유 관련 종목 투자는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