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한 중국 바이트댄스 직원이 사망 전 격무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나 혹사 논란이 일고 있다.

"'돌연사' 20대 바이트댄스 직원 격무 시달려"…사망시간도 논란
과창반일보 등 중국 매체는 24일 헬스클럽에서 운동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한 바이트댄스 직원 우(吳)모(28) 씨가 숨지기 전 여러 차례 새벽까지 일했다고 보도했다.

우씨의 아내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남편은 평소 초과근무가 많았고,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 인턴 경험이 있다는 한 누리꾼은 "밤늦게 일하는 게 일상이었다"며 "죽도록 일했다"고 말해 우씨 아내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우씨의 아내는 신속한 구조 조처를 했다는 회사 측의 발표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지난 21일 저녁 회사 건물 내 헬스클럽에서 운동 중이던 남편이 어지러움 등 병세를 보고했으나 회사는 1시간 뒤에야 응급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이송했다"며 "회사의 늑장 대응으로 남편을 살릴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했다.

우씨의 사망 시간도 논란이 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21일 밤 병원으로 실려 간 우씨가 23일 오후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그의 아내는 하루 전인 22일 밤 이미 병원으로부터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우씨 아내의 말이 사실이라면 회사 측이 우씨 구조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의로 사망 시간을 늦춰 발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우씨의 사망을 발표한 23일 오후 바이트댄스의 또 다른 직원이 근무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직원은 당일 저녁 회복돼 귀가했으나 일련의 사례는 바이트댄스 직원들이 과로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이들 직원의 초과근무 여부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2012년 3월 설립된 바이트댄스는 짧은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틱톡(TikTok)과 틱톡의 중국판인 더우인(두<手+斗>音·Douyin)의 성공에 힘입어 고속 성장해왔다.

2019년 미국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트(CBinsights)는 바이트댄스를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했다.

작년 한 해 수익은 589억 달러(약 69조1천200억 원)로, 전년보다 70% 증가했다.

2020년의 수익 증가율은 111%에 달했다.

직원 10만 명을 돌파하는 데 알리바바는 20년, 징둥은 17년이 걸렸고 페이스북과 텐센트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바이트댄스는 직원 수가 10년 만에 11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 매체들은 바이트댄스가 이렇게 승승장구한 배경에는 직원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연봉이 40만∼48만 위안(약 7천550만∼9천60만원)으로 IT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지만, 직원들은 초과근무 등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중국 IT 종사자들의 잇단 과로사가 논란이 되자 바이트댄스는 작년 11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 5일 근무하는 '1075 근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근무제 도입 이후 직원들의 임금이 평균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의 급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초과근무에 매달려야 하는 처지다.

이 때문에 바이트댄스의 근무제 변경이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IT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과도한 초과근무 관행 때문에 과로사가 끊이지 않는 데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