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에 반발한 캐나다 트럭 운전기사들이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핵심 다리를 점령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북미 공장이 멈춰섰다. 트럭 행렬로 자동차 부품 공급이 가로막힌 탓이다.

CNBC는 “캐나다 트럭 운전기사들이 ‘앰배서더 다리’에서 나흘째 시위를 벌이면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을 줄이거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앰배서더 다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북미 최대 무역 동맥이다.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는 전체 교역 물품 중 25%가 이 다리를 건넌다.

GM은 쉐보레 등을 생산하는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이 부품 부족으로 이날 오전 교대근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이번주까지 온타리오주 공장 세 곳의 운영을 중단할 계획이다. 도요타 최대 공장인 미 켄터키주 공장도 문을 닫았다. 포드는 온타리오주 오크빌 조립공장과 윈저 엔진공장을 축소 운영한다. CNBC는 “포드는 이번주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여러 북미 공장에서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며 “캐나다 시위는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로 씨름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에 이중고로 작용한다”고 했다.

부품 공급망이 끊기자 포드는 항공기를 동원하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 포드는 이날 “윈저 엔진공장에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항공 수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시위는 2주째로 접어들었다. 트럭 시위대는 백신 접종 완료자만 캐나다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한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