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자원 확보전에서 자발적으로 손을 뗐지만 주요 국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려 리튬 니켈 등 전략 광물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어서다.

17일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등은 2024년 안으로 공급 부족에 직면할 전망이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필수 재료인 이들 자원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광물업체들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자원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달 초 세계 2위 코발트 채굴업체인 중국 몰리브덴그룹은 콩고에서 코발트 생산을 두 배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콩고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으로 중국 채굴·제련업체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 기업이 소유하거나 지원한 콩고의 코발트 광산은 전체 19곳 중 15곳에 이른다.

유럽은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똘똘 뭉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양의 리튬이 매장된 포르투갈이 있다. 유럽 정책 매체 유랙티브에 따르면 포르투갈 석유·가스업체 갈프와 스웨덴 배터리 스타트업 노스볼트는 포르투갈 북부 지역에 유럽 최대 리튬 정제소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70만 대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생산에 리튬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리튬 채굴부터 정제 과정까지 유럽 국가들만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급자족에 나서는 국가도 늘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니켈 채굴과 정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정제 니켈 연간 소비량의 절반을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서 수입한다. 이에 미국 지질국은 지난해 11월 니켈을 아연과 함께 핵심광물 목록에 올렸다. 특히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달 자원 탐사 등 우주개발 경쟁마저 벌이고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