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낮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의 충격을 완화하고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6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로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가 적용되면 중국 은행들의 평균 지준율은 8.4%로 낮아진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1조2000억위안(약 223조원) 규모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받은 고객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인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면 그만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게 된다. 올 들어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낮춘 것은 7월(0.5%포인트 인하)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일 중국의 경제 수장인 리커창 총리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화상 회견에서 적절한 시기에 지준율을 내리겠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 이후 빠르게 지준율 인하 발표가 나온 배경에는 헝다그룹이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홍콩증시에서 헝다그룹은 전 거래일보다 19.56% 급락한 1.81홍콩달러로 장을 마쳤다. 헝다그룹이 2억6000만달러 규모의 채무 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3일 밤 공시하면서 디폴트를 예고한 여파다. 헝다그룹은 이날 만기인 8249만달러의 달러 채권 이자도 짊어지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인 양광100도 디폴트를 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4.9%로 둔화했으며 4분기에는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