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당국에 위치 전할 때 휴대폰 침수"…영 "프랑스 영해서 난 사고다"
영불해협 참사 생존자 "몇 분만에 눈 앞에서 사람들 죽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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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봤어요.

일행 중에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은 몇 분 만에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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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불해협을 건너던 난민 27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참사의 생존자가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털어놨다.

지난달 24일 영국과 프랑스 사이 해협을 건너던 공기주입식 보트가 침몰하면서 임신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난민 27명이 사망했다.

당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2명의 생존자 중 한 명인 무함마드 아이사 오마르(28)는 "물이 정말 차가웠다"면서 사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오마르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3일 오후 10시께 프랑스에서 영국을 향해 출발했으나 3시간 30분 만에 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에 휴대폰을 소지한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구조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은 영국 당국이 위치를 물었다.

그는 "그런데 겨우 보트의 위치를 알리기 전 휴대폰이 물에 빠졌고, 우리는 어떤 정보도 전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마르는 또 다른 남자가 스피커폰을 켜고 전화를 건 후 영어로 통화를 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 남자 역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가 위치를 말하기 전에 그의 휴대폰도 바닷물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벌어져 사람들이 빠져 죽기 시작했던 것"이라면서 " 내 앞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바라만 봤다"고 했다.

이어 "멀리 떨어진 곳에 큰 배가 있는 것을 봤고, 그쪽을 향해 수영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생존자인 쿠르드족 출신 무함마드 셰카 아흐메드(21)는 지난달 29일 쿠르드계 매체 루다우방송과 인터뷰에서 일부 탑승객이 프랑스와 영국 당국에 전화를 걸었으나 양측 모두 자기 관할이 아니라며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보트가 기울면서 사람들이 바다로 빠졌고, 남은 이들이 옆 사람의 손을 잡은 채 해가 떠오를 때까지 버텼다고 그는 진술했다.

아흐메드는 "이윽고 햇빛이 비치기 시작했지만 그때는 더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영불해협 참사 생존자 "몇 분만에 눈 앞에서 사람들 죽어나가"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남성 17명, 여성 7명, 미성년자 3명이며 임신한 여성도 있었다.

이 중 공식적으로 이름 등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쿠르드족 출신 20대 여성 한 명뿐이다.

영국 측은 사고가 프랑스 영해에서 발생해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내무부 대변인은 "프랑스가 지난달 24일 프랑스 영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수색, 구조작업을 이끌었으며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서 27명이 비극적으로 죽었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는 영국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해안경비대가 즉시 지원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영국 해사연안경비청(MCA) 대변인은 사고가 벌어진 날 영불해협에서 90개가 넘는 경보와 999개의 긴급 출동 전화를 받았다면서 모든 구조 전화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해안경비대는 이번처럼 수색·구조작업 파트너인 프랑스가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프랑스 영해에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고의 경우 수색과 구조 지원을 위해 켄트주 리드에서 해안경비대 헬리콥터를 보냈으며, 영국 국립구명기관(RNLI)의 구조선도 작업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영불해협이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출신 이주민의 주요 영국 밀입국 경로가 된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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