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만나 안보 논의"…中 반발할 듯
미중 대만갈등 속 미국 의원들 또 대만 방문…이달에만 두 번째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하원의원 5명이 또다시 대만을 방문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대만 관여에 불쾌감을 표해온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하원 재향군인위원회의 마크 타카노 위원장과 콜린 올레드, 엘리사 슬로킨, 새라 제이컵스, 낸시 메이스 등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5명이 이날 대만에 도착했다.

이들은 대만 방문 기간에 차이잉원 총통 등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미·대만 관계, 지역 안보, 기타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 뒤 26일 떠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만중앙통신도 하원 의원들의 이번 방문은 차이잉원 총통은 물론 국방부와의 만남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차이잉원 총통 측도 이들 의원의 방문이 미국과 대만 간 강한 우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들 의원은 대만 방문 전 한국을 찾아 정치권 등의 인사들을 만났다.

외신은 이들이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 중이라고 했다.

미 연방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앞서 상원과 하원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단이 지난 10일 미군 수송기로 대만을 찾아 대만 국방부장 등과 만나 중국군의 위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 속에 대만의 독립 움직임과 미국의 대만 관여에 반발해 온 중국 정부는 당시 전투기를 대만 해협 방향으로 출격시키기도 했다.

미 의원들의 이번 대만 방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만 밀착 행보 속에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대만 방어' 발언으로 중국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백악관이 해명에 나서긴 했지만, 이달 16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 독립적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직접 이를 수습하기도 했다.

미 군함도 지난 23일 대만해협 내 공해를 통과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야기했다.

특히 미국이 다음 달 화상으로 진행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공식 초청한 것을 두고 중국은 극단적인 용어까지 써가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민주주의라는 깃발을 들고 세계 분열을 책동하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독립 세력과 함께 불장난하면 종국적으론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한다면서도 현상 변경이나 평화 및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 주석은 '레드라인'을 거론하면서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