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도쿄올림픽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두 분기 만에 또다시 역성장했다.

일본 내각부는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5일 발표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3.0%로, 전문가들의 예상치(-0.7%)를 크게 밑돌았다. 일본 경제가 전 분기 대비 역성장한 것은 올 1분기(-1.1%) 이후 반년 만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였다.

일본은 지난 3분기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했지만 경제 성장에는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관중을 받지 않고 경기 대부분을 무관객으로 치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도쿄 등 대도시 지역에 네 번째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경기가 더욱 얼어붙었다.

일본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비가 또다시 감소했고, 자동차업계의 대규모 감산도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 2분기 0.9% 증가했던 민간 수요는 3분기 1.1% 감소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수출은 2.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긴급사태가 해제된 10월부터 소비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올 4분기 GDP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일본 GDP가 당분간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의 올 4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달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이 내놓을 추가 경제 대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르면 이번주 40조엔 규모의 코로나19 경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