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듀차오
사진=바듀차오
이탈리아의 한 박물관의 미술 전시회가 중국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어 화제다. 중국 시진핑 주석을 풍자하는 작품을 대거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예술가 바듀차오(Badiucao)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브레시아 박물관에서 전시회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 오는 토요일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공개된 그의 작품 중 한 그림에는 총을 든 시 주석 앞에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가 눈이 'X'자 모양으로 된 상태로 엎드려있다. 현재 이 그림은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 확산돼 많은 중국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로나19의 외부 공개를 주도한 의료진 중 한명인 리원량에게 헌정하는 그림이나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 등을 묘사한 그림도 전시회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2022년 예정인 베이징 올림픽을 주제로, 폐쇄회로(CC)TV 위에 스노우보드를 타는 사람을 그리는 등 중국의 감시체제를 비판하는 듯한 그림 등도 다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중국 외교 관계자는 브레시아 시장에게 "중국 안티의 거짓말로 가득찼다"며 전시회에 반발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관계자는 "사실을 왜곡하며 중국인들에 대한 인상을 손상시키며 이탈리아인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시는 전시회를 강행할 계획이다. 브레시아의 부시장인 로우라 카스텔레티는 "시의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결정에 대한 개입"이라면서 "전시회를 취소하라는 요구가 결국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브레시아 박물관 재단 회장인 프렌체스카 바졸리는 "예술 표현의 자유와 관련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바듀차오는 대표적인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로, 2009년 호주로 망명한 후 중국 정부를 풍자하는 예술 작품을 그려오곤 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정부의 기분을 안 상하게 하는 게 어려운 세상이 됐다"며 "(중국 정부에게) 모든 게 예민할 일이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