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설립해 미국 정부의 기밀 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해 영국에서 수감 중인 줄리언 어산지(50)가 아내와 만난 지 10년 만에 옥중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영국 BBC의 12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어산지는 자신이 수감돼 있는 영국 런던의 벨마시 교도소에서 아내 스텔라 모리스와의 결혼식을 허가받았다. 1983년 제정된 영국 결혼법에 따르면 재소자는 모든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옥중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기 때문.

어산지는 앞서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 간 도피 생활을 하던 중 2011년 자신의 법률팀에 변호사로 참여한 모리스를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들 사이에는 두 명의 자녀가 있으나 어산지의 도피 생활과 수감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지는 못했다. 리스는 교도소로부터 결혼식 허가를 받은 뒤 “우리의 결혼에 더 이상의 다른 방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소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브래들리 매닝 미군 일병이 2010년 빼낸 70만 건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와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위키리크스 사이트로 폭로했다.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9년 4월 경찰에 체포됐다. 미국은 방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어산지를 기소하고 영국에 송환을 요청했으며 어산지는 미국의 송환 요청에 맞서 현재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