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중국 투자 손실 여파로 2021회계연도 2분기(올 7~9월) 3979억엔(약 4조146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8일 발표했다. 작년 1분기 1조4381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한 지 다섯 분기 만에 또다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274억엔의 순이익을 올렸다.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운용하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 비전펀드의 투자 손실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자국의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전펀드가 2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중국 최대 차량 호출업체 디디추싱 주가가 폭락했다. 올해 뉴욕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 주가는 현재 8달러 안팎으로 공모가(14달러)보다 40% 가까이 하락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약 2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알리바바 주가도 30% 이상 급락했다.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손실이 늘어나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당분간 중국 신규 투자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비전펀드의 중국 비중도 23%에서 6월 말 11%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