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3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대량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BOE가 애플로부터 조건부 공급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본격적으로 OLED 패널을 공급한다는 의미여서 기존 공급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타격이 예상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BOE는 9월부터 아이폰13용 6.1인치 OLED패널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업계에서는 BOE가 애플의 요구 조건을 충족할 경우 내년부터 일부 아이폰에 자사 패널을 납품하는 조건부 공급 승인을 획득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 때문에 먼저 소량의 OLED를 납품한 뒤 애플의 최종 성능검사를 거쳐 출하량을 큰 폭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수리용 등 한정된 용도로만 애플에 OLED패널을 공급하던 BOE가 처음으로 대량 공급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BOE가 아이폰13 OLED패널을 본격적으로 공급하면 삼성의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 BOE는 자사 제품의 공급비율을 초기 20%에서 앞으로 40%까지 높여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애플 입장에서는 BOE를 납품업체에 추가하면 OLED 공급망을 다양화할 수 있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OLED 분야에서 한국기업들의 과점체제가 무너지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BOE는 쓰촨성 청두시와 멘양시에 대규모 OLED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폰13용 OLED는 멘양시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충칭시에 있는 생산공장에서도 OLED패널을 양산해 애플 등에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변수는 급속한 탈석탄정책과 석탄가격 급등으로 인한 중국의 전력부족 사태다. 중국 장쑤성의 납품업체가 전력 부족으로 조업을 중단하는 등 애플도 이미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BOE와 같이 애플의 납품업체 선정을 노리는 중국 기업에게는 전력부족 사태가 새로운 과제라고 이 신문은 진단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