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고용 증가폭이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지표가 두 달 연속 시장 전망치를 밑돌자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美, 두 달 연속 '고용 쇼크'
미국 노동부는 지난 9월 미국에서 비농업 고용자 수가 전월 대비 19만4000명 증가했다고 8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50만 명)를 크게 밑돈 수준으로 ‘고용 쇼크’라고 불린 8월(36만600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구직 사이트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여파로 미국 고용시장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일자리가 31만7000개 증가했지만 공공 부문 일자리는 12만3000개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레저·접객업 일자리가 7만4000개 늘었다. 전문사무서비스업에서 6만 개, 소매업에서 5만6000개의 일자리가 각각 증가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9월 실업률은 4.8%로 시장 전망치(5.1%)보다 낮았다. CNBC는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경제활동 참가자가 줄어든 데 따른 착시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코로나19 확진·입원자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이번 보고서 조사 기간인 9월 중순은 델타 변이 확산이 거의 정점에 달했을 때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Fed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Fed는 이르면 11월부터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예상보다 더딘 고용 회복에 테이퍼링 시작 시점을 놓고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Fed가 테이퍼링 시간표를 바꾸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피터 카딜로 스파르탄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실망스러운 고용지표이지만 여전히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Fed가 예정대로 테이퍼링에 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