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을 받고 문재인 대통령(맨앞)과 함께 걸어가는 BTS.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을 받고 문재인 대통령(맨앞)과 함께 걸어가는 BTS. /사진=연합뉴스

유명 연예인과 팬덤을 겨냥한 중국 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심상찮다. 과거 마오쩌둥 시절 문화대혁명으로 상징되는 중국 공산당의 정풍운동이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을 앞두고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인민망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세무총국은 지난 18일 ‘연예인 세금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연예계 세금 질서 확립, 업계의 장기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정기적으로 유명 연예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영향력이 연예인 못지않은 ‘왕훙(網紅·유명 크리에이터)’도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세무조사는 무작위로 대상을 선정해 조사한 뒤 곧바로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앞선 2018년 인기 배우 판빙빙에 이어 최근 정솽의 탈세 사실이 드러난 게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대리모 스캔들’로 입길에 올랐던 정솽은 그간 개인소득 1억9100만 위안을 신고하지 않는 등 수백억원대 탈세를 저지른 사실이 당국에 적발돼 추징금과 벌금으로 총 2억9900만 위안(약 539억원)을 내야 한다.

중국이 연예인 규제를 강화하는 일련의 흐름과 맥이 닿는다. 중국 당국은 성범죄 혐의를 받은 엑소 전 멤버 크리스를 구속 수감하고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배우 리롄제(이연걸)도 외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연예계 퇴출을 시사했다.

팬덤 단속에도 들어갔다. 지난달 말 중앙인터넷 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이 발표한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다.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거나 연예인 팬클럽끼리 온라인에서 욕하는 것 등을 금지한 조치가 골자다. 음반도 1인당 한 장씩만 살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자국 연예인만 대상으로 삼은 게 아니다. 이달 6일에는 웨이보의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아이유 등의 팬클럽 계정을 30일간 정지했다. 특히 BTS 멤버 지민의 팬클럽 계정은 60일 정지를 당했다. 이들이 모금을 통해 제주항공 비행기에 지민의 얼굴과 생일 축하 메시지를 새긴 것을 문제 삼았다.

현지 방송 규제기관인 광전총국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이나 진한 메이크업의 남자 연예인 등의 활동도 막기로 했다. 이른바 “저속한 풍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K팝 등 중국 내 한류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 이같은 중국 당국의 최근 움직임은 유명 연예인을 추종하는 팬덤 문화를 이른바 ‘자본주의의 잔재’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점까지 감안해 정풍운동 타깃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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