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자라(Zara)를 운영하는 스페인의 인디텍스(Inditex)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경쟁업체 스웨덴 H&M그룹보다 빠른 속도로 실적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15일(현지시간) 포춘,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디텍스의 2분기(5~7월) 매출은 2년 전 같은 기간 보다 7% 증가한 69억9000만유로(약 9조6510억원)로 집계됐다.

2분기 순이익은 8억5000만유로(약1조1735억원)로 2019년 같은 기간 보다 4% 증가했다. 코로나가 덮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인디텍스가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엔 온라인 부문의 매출 성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라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점포 95%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아야 했다. 이때 인디텍스는 27억유로(약 3조7290억원)를 투자해 온오프라인 매장의 통합 재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영업 효율화를 통해 인디텍스는 상반기 온라인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끌어올렸다.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137% 늘었다.

반면 H&M, COS, 앤아더스토리즈 등을 거느린 H&M그룹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H&M그룹의 6~8월 매출은 556억크로나(약 7조572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증가했다. 순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넘어선 인디텍스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인 셈이다.

H&M그룹은 5월부터 인디텍스와 유사한 옴니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나섰다. 독일 투자은행 베런버그는 "코로나 봉쇄가 없는 몇몇 시장에서 H&M그룹은 2019년에 비해 개선된 실적을 내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봉쇄가 해제되고 있어 실적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 증시에 상장된 인디텍스의 주가는 지난 6개월간 0.37% 증가했다. 반면 스웨덴 증시에 상장된 H&M그룹의 주가는 약 24% 하락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