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1953 금성대전투' 포스터
/사진=영화 '1953 금성대전투' 포스터
중공군을 미화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영화 '1953 금성대전투'(중국명 금강천, 金刚川)의 한국 상영이 가능해진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시끄러운 상황에서 중국 언론도 이에 대해 전해했다.

30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중국 영화 '1953 금성대전투'에 대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했다. 이로써 '1953 금성 대전투'의 방영이 가능해졌다.

영등위는 '1952 금성대전투'에 대해 "1953년 한국 동란 당시 중국군의 금성 대전투를 다룬 영상물로, 전체적으로 폭력성, 대사 항목에 있어서 15세 이상의 사람이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통해 충분히 수용 가능하므로 15세 이상 관람가"라고 등급 분류 이유를 설명했다.

영등위는 주제, 선전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 총 7개 부문을 두고 등급을 고려하는데, '주제'에 대해서는 12세 등급이라고 판단했다.

'1953 금성 대전투'는 영화 상영이 아닌 비디오물로 등급 분류 신청을 했다. 수입사는 극장 개봉이 아닌 온라인 동영상으로 서비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1953 금성대전투'의 국내 공개가 가능해진 것에 대해 해풍시사평론은 지난 7일 "한국에서 중문형 비디오로 상영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하면서 "이 영화는 한국전쟁 제5차 전투의 마지막 단계에서 비롯된 전투 장면을 담고있다. 한국에서는 이 전투를 금성전투라 부른다"고 소개했다.

또한 금성전투에 대해 "한국군은 이 전투에서 압도적인 수의 중국군에 패배하고 193㎢에 가까운 영토를 잃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1953 금성대전투'는 중국 내에서 홍보 프로모션을 할 당시 "미국 항거전쟁 승전 70주년을 기념해 촬영했다"며 "미국의 항거전쟁과 한국 원조전쟁의 마지막 전투에서 벌어지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고 소개됐다.

미국의 항거전쟁, 한국원조전쟁은 6·25를 중국식으로 칭하는 말이다. 한국은 6·25 전쟁이 북한의 대대적인 기습 남침으로 시작됐다고 보고있다. 더불어 중공군의 개입으로 현재까지 휴전 상태다.

영화에서 다뤄지는 금성전투 역시 중국에서는 '승전'으로 기록하지만, 국내에서는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 포로와 실종자가 4136명이 발생한 아픈 기억으로 꼽힌다.

반면 중국은 자신들이 한국 전쟁에 '도움'을 줬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1953 금성대전투' 역시 중국의 관점을 담고 있다. 제작비 4억 위안(약 72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개봉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중일전쟁을 다룬 영화 ‘팔백’의 관호, 공상과학영화 ‘유랑지구’의 곽범 등 세 명의 감독이 공동연출했다.

'1953 금성대전투'가 국내에서 유통이 가능해 진 것을 두고 국내 정치권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 개봉 결정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대중 굴종 외교가 이젠 6·25전쟁까지 미쳤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철저하게 중국 입장에서 만들어진 영화이자, 북한의 침략을 미화하는 이런 황당무계한 영화를 허가하다니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대중국 굴욕외교의 끝은 어디인가"라며 "영등위가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침략을 미화한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에 관람 등급을 부여한 건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 전 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 이게 정상이냐"며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했다고 소개된 그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