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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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특허신청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일본의 특허료가 30여년 만에 오르는 현상이 벌어졌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특허청은 내년부터 특허료를 건당 최대 5500엔
(약 5만7120원) 인상하기로 했다. 특허료가 오르는 것은 1993년 이후 29년만이다. 특허료는 보통 20년인 특허 기간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특허 보유자나 기업이 매년 국가에 납입한다.

일본의 특허료(기본요금 기준)는 처음 9년간은 2100~1만9300엔으로 3년마다 오른다. 10~20년은 매년 5만5400엔으로 동일하다. 내년부터는 이 요금이 4300엔~2만4800엔으로 인상된다. 10년 이후 연간 기본요금도 5만9400엔으로 4000엔 오른다.

10년간 특허를 유지하면 기본요금만 13만8800엔에서 17만76600엔으로 3만8800엔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특허청은 지난 9년 동안 20% 오른 심사비용을 반영해 특허료를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특허청은 출원된 기술이 신기술인지 심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특허 관련 서류를 조사한다. 세계의 특허 관련 서류는 2010년 138만건에서 2019년 360만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중국의 특허 서류는 270만건으로 9년 만에 5배 증가했다. 전체 특허 서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0%로 높아졌다. 중국의 특허는 인공지능(AI)과 같은 고도의 전문기술이 다수여서 심사 비용이 더 든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시스템 투자와 청사 보수 등으로 특허청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도 특허료를 인상하는 이유다. 2010년 2000억엔이었던 특허료 잉여금은 올 연말 276억엔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의 특허가 급증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의 특허출원수는 매년 줄어 지난해 30만건선이 무너졌다. 중국과 격차가 벌어지는데 특허료가 올라 일본의 개발 의욕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우려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