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띄우려고 투자자 속였다"…니콜라 창업자 사기혐의로 기소
미국 수소전기 트럭업체 니콜라의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사진)이 증권·금융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밀턴이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했던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회사 주가를 띄우기 위해 제품, 기술, 미래 전망 등과 관련해 투자자를 속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밀턴은 기업가로서 위상을 높이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개인투자자를 속이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밀턴이 니콜라 상장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를 겨냥해 과장된 발언을 했다”며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는 수십만달러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니콜라가 상장했을 때 벌어들인 10억달러 이상의 재산을 포함해 밀턴의 해당 범죄행위와 관련된 모든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4년 설립된 니콜라는 수소전기 트럭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았다. 한때 주가가 94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포드자동차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공매도 세력인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의 기술은 사기”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주가가 20달러대로 폭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와의 협력을 대폭 축소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밀턴은 보고서 공개 2주 만에 CEO에서 물러났다. 로이터는 니콜라가 주행 능력이 부족한 트럭 시제품의 주행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차량을 언덕 위에서 굴려 마치 정상적으로 주행하는 것처럼 속인 점도 기소의 근거가 됐다고 전했다.

밀턴이 기소당했다는 소식에 니콜라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15.2% 급락했다. 밀턴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니콜라 측은 “이번 기소는 회사와 무관한 일이며 올해 전기트럭을 내놓겠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니콜라 법인을 기소하지는 않았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