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셔먼의 시진핑 핵심측근 접근 원해"…"미중, 세부사항 논의 마치면 공동 발표"
홍콩매체 "미 국무부 부장관 중국 방문 여전히 추진 중"(종합)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중국 방문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SCMP는 "미국과 중국이 의전 세부사항에 관해 실랑이를 벌이고 있고 아직 공식 발표할 준비가 안 돼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셔먼 부장관을 이번달 하순 톈진(天津)에서 맞이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셔먼 부장관이 동아시아 순방에 이어 중국을 방문하는 안이 여전히 추진 중이며, 미국 측은 셔먼 부장관이 최고 의사결정권자들과 직접 접촉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중국과 미국 측은 현재 (셔먼 부장관과 중국 측 인사의) 회담의 세부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회담은 여전히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중국 측이 회담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 동안 회담의 세부사항에 관한 논의가 마무리되면 양측이 동시에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SCMP는 지난 14일 셔먼 부장관이 다음주 중국 톈진(天津)에서 중국 셰펑(謝鋒)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미중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를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15일 미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이 오는 18~25일 일본과 한국, 몽골을 차례로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중국은 빠졌다.

이와 관련해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셔먼 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가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의 회담을 원했으나 중국이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홍콩매체 "미 국무부 부장관 중국 방문 여전히 추진 중"(종합)
중국은 러위청 부부장 대신 외교부 서열 5위인 셰펑(謝鋒) 부부장을 셔먼 부장관 회담 카운터파트로 제안했다고 FT는 덧붙였다.

SCMP는 "중국은 셔먼 부장관과 셰펑 부부장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지만 중국의 성의를 표시하기 위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영접에 나설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 측은 셔먼 부장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측근에 더 접근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이 세부사항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중국과 강한 기반 위에서 만나야한다는 미국의 신념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앞서 지난 5월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스탠퍼드대 행사에서 미국이 시 주석의 최측근과는 대화를 하지 못한 것에 좌절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셔먼 부장관의 톈진 방문은 의전과 권력층에 대한 접근 보장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한편으로는 미국이 홍콩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중국 관리들에 대한 추가 제재와 홍콩 주재 미국 기업들에 경보를 발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셔먼 부장관의 방문 협상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미국의 조치에 중국은 분명히 동등하게 반응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미중 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중은 앞서 군 고위 관리 회담을 놓고도 의전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결국 회담이 취소된 바 있다.

FT에 따르면 올 초 중국은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을 만나겠다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제안을 번번이 거절하고, 대신 그보다 서열이 낮은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장관)과 회담을 제안했다.

SCMP는 해당 사례를 거론하며 "지난번과 이번 모두 미중 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측 모두에 외교 의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어느 쪽도 회담에 참석하면서 약하거나 불리하게 여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