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너지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화성 등에 도달하는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블루오리진 GE 록히드마틴 등과 원자력 우주선용 원자로 개발 계약을 맺으면서다.

NASA와 미 에너지부는 우주선에 사용할 원자로 설계를 위해 이들 세 팀과 500만달러 규모 사업 계약을 맺었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운영하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 GE, 히타치 등이 울트라세이프뉴클리어테크놀로지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핵에너지 업체인 BWX테크놀로지는 군수장비업체인 록히드마틴과 함께 우주선용 원자로를 개발한다. 드론업체인 제너럴아토믹스는 에어로젯로켓다인과 손을 잡았다.

NASA는 화성이나 태양계 바깥에 도달하는 데 핵에너지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추진 과정에 핵에너지를 활용하면 액체수소나 등유 등 화학연료를 사용할 때보다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화학로켓 우주선이 화성까지 도달하려면 7개월 정도 걸리지만 핵추진 로켓을 이용하면 이를 3개월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원자로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등 선박보다 난도가 높은 과제로 꼽힌다. 원자력 우주선 개발까지 수년 넘게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발표로 미국 정부의 유인 우주선 개발 계획이 한층 구체화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민간 우주선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버진갤럭틱 창립자 리처드 브랜슨이 11일 저궤도 시험비행을 마친 데 이어 베이조스도 20일 첫 우주 비행을 앞두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