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입장 전환(2023년 기준금리 두 차례 인상 예상)에 따른 충격은 21일(현지시간) 일단 잠잠해졌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지난주 하락 폭의 절반 이상을 이날 하루 되찾았습니다. 다우는 1.76% 반등했고, S&P 500 지수는 1.40% 올랐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0.79%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습니다. S&P 500 지수는 다시 50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왔고 6월 월간으로 따져도 다시 플러스권으로 회복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급락했던 금리도 반등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뉴욕 채권시장 개장 전 한 때 1.3%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후 지속해서 반등하며 1.498% 수준에서 마감됐습니다. 이날 1.5%대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30년물 금리는 더욱 극적입니다.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1.93%대까지 폭락했다가 2.117%에서 장을 끝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월가 관계자는 "그동안 국채 시장에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많았는데 지난주 Fed가 방향을 바뀐 뒤 숏스퀴즈가 발생하면서 매수세가 가속화되어 금리가 폭락했었다"라며 "이런 숏스퀴즈는 어느 정도 안정된 듯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달러도 마감가지입니다. 92를 넘어섰던 ICE 달러인덱스는 이날 91.8 수준에서 마감됐습니다. 물론 달러는 아직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90 중반)보다는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이처럼 주요 자산 가격이 주말까지 요동치다가 이날 어느 정도 회복한 것은 투자자들이 Fed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어느 정도 소화한 때문이겠지요. 물론 지난주 금요일(18일) '쿼드러플 위칭데이'(주식 및 지수 선물옵션 동시 만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변동성이 커졌던 탓도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자 기술주보다 경기민감주들이 나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유가가 201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배럴당 73달러까지 치솟은 덕분에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5.4%, 엑손모빌 3.6% 등 에너지주가 급등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2.5%, JP모간 1.7%, 모건스탠리 2.2% 등 은행주도 상승했습니다. 또 노르웨이지언 크루즈 3.6%, 보잉 3.3%, 캐터필러 2% 등 경기 재개 수혜주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고문은 CNBC에 출연해 "시장이 다시 편안한 상태로 돌아오고 있다. 경제 성장은 강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본적으로 Fed가 약간 변화했지만 초완화적이었던 통화정책은 여전히 매우 완화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변화를 준 Fed에 'A' 점수를 줬습니다. Fed가 어쩔 수 없이 다가오는 통화정책의 전환을 미리 시장에 충분히 경고한 것, 이를 통해 더 나은 전환이 가능해진 것, 그리고 여전히 결과에 기반해 천천히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 그리고 전환을 할 경우 충분히 사전에 알리겠다고 한 것 등에 대해 평가한 것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불러드 폭탄' (”첫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2022년 말로 예상한다“)을 던져 시장 폭락을 불렀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도 살짝 물러섰습니다. 그는 이날 한 행사에서 테이퍼링과 관련해 “Fed가 철수시기를 고려하고 있는 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위원회는 이제 테이퍼링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조직화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테이퍼링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너무 빨리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Fed는 고용시장이 개선되는 데 충분한 여지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금리와 관련해서는 "낮은 금리와 낮은 인플레이션 시대가 곧 끝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면서 "글로벌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미국 국채금리가 얼마나 높이 오를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이른바 촉이 좋은 사람입니다. 그동안 수차례 Fed의 정책과 자세 변화가 있었을 때 가장 먼저 단서를 던져온 사람이지요. 그래서 지난 금요일 그의 말에 대한 시장 반응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매파'인 댈러스연방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이날 불러드 총재와 같은 행사에 참석해 강력한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에 대해 언급하면서 일찌감치(Sooner Rather Than Later) 테이퍼링을 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Fed가 가속기에서 발을 빨리 떼어 내야 한다”라고 말한 겁니다. 하지만 금리와 관련해선 어느 정도 선을 그었습니다. "Fed는 채권매입 속도를 줄이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금리 문제는 다음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비둘기파'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역시 기존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경제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고 중기 전망이 매우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라면서도 "데이터와 조건은 FOMC가 통화정책 입장을 바꿀 만큼 충분히 진전되지 않았다"라고 잘랐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이날 원자재 가격은 급락세를 이어갔습니다. 한 때 보드피트당 1700달러에 달했던 미국 내 목재 가격은 이날 800달러 후반까지 떨어져 최고에서 51% 하락했습니다. 공급 병목이 풀리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겁니다. 또 중고차 가격도 본격적인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평소보다 36.4% 높은 상황이긴 하지만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이런 현상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란 Fed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Fed의 긴축 전환은 기본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입니다. 월가의 분석가인 랜스 로버츠에 따르면 Fed가 금리 인상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 시장이 부정적이지 않았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특히 이번처럼 넘치는 유동성에 의해 급등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지난주 시장을 하락시킨 Fed의 ‘놀라운’ 움직임은 몇 달 전에 시작된 긴축 추세를 인식하는 순간이었다"며 "경제와 기업이익 증가율이 정점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어려운 여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10% 이상의 조정을 예측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한스 미켈슨 금리 전략가는 이날 투자 메모에서 "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인 견해는 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Fed가 곧 테이퍼링을 하고 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일찍 시작할 것"이라며 "중요한 건 이는 시장에 반영된 가격보다 훨씬 더 빠르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 근거로 점도표에서 2022년 금리 인상을 예상한 Fed 위원이 7명으로 중간값에서 겨우 2명이 모자라고, 2023년까지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이가 8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공급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미국의 음식 프랜차이즈인 윙스톱은 '따이스톱'(Thigh stop)이라는 새로운 상표를 내보냈습니다. 닭날개가 모자라자 닭다리를 새로운 브랜드로 포장해 내놓은 것입니다. 그야말로 '고육지책'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Fed의 긴축 스케쥴은 향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불확실한 건 Fed 구성원들도 언제 긴축을 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지표와 이를 해석하는 Fed 구성원들의 말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더욱 커졌습니다. JP모간자산운용의 시머스 맥 고레인 글로벌 금리 헤드는 "채권시장은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Fed의 허용치가 줄어들면서 더 많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라며 "이게 의미하는 건 시장이 앞으로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고용 성장에 매우 민감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당장 오는 25일에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공개됩니다. 이달 중순 발표됐던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작년 동기 대비 5.0% 급등했기 때문에 이번 PCE 가격지수도 많이 뛰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PCE 물가 4.0%, 에너지와 음식값을 뺀 근원 PCE 물가 3.5% 수준입니다.

또 하루 전인 24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주 나왔던 신규 건수(41만2000건)는 예상을 깨고 7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 실망을 안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Fed 멤버들이 무려 16번이나 발언대에 섭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22일 하원 증언에 나섭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 멤버들이 계속 소음을 만들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급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라며 "게다가 경제 지표에도 여러 가지 노이즈(소음)가 섞여 있는 만큼 해석도 엇갈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일단 가라앉은 Fed 충격…하지만

이번 주 서서히 시작되는 2분기 기업 실적 발표도 중요합니다. 나이키 페덱스 KB홈 카맥스 등이 실적이 공개합니다. 2분기 기업들의 이익은 대폭 늘어났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 중요한 건 기업들에게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혼란, 그리고 이런 게 이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크게 나올 경우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직 월가는 긍정적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3월 이후 지난 석 달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왔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S&P 500 기업에 대한 이익 전망치는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