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홍콩의 대표적 반중(反中) 성향 매체 빈과일보가 직원 대부분의 사직으로 이르면 오는 23일 발간을 중단할 것이라고 홍콩 동망(東網) 등이 21일 보도했다.

앞서 빈과일보는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이사회가 오는 25일 회의에서 운영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동망은 빈과일보가 25일까지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전날 빈과일보는 자산 동결로 몇 주 정도의 운영 자금만 남은 상태며, 직원 월급 지급을 위해 보안당국에 동결자산 일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담당 부서인 홍콩경무처 국가안전처는 경찰 500명을 동원해 빈과일보의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 상당의 자산을 동결했다.

또 고위관계자 5명을 자택에서 체포하고, 이중 빈과일보 라이언 로 편집국장 등 2명을 홍콩 보안법상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빈과일보가 중국과 홍콩 정부 관리들에 대한 외국의 제재를 요청하는 글을 30여 건 실어 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는 2019년 3개의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총 2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당국은 라이의 자산도 동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