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약회사 푸싱의약그룹이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내 유통을 추진한다.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공동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기업이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푸싱의약은 바이오엔테크와 2억달러를 들여 중국에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투자금은 1억달러씩 마련하기로 했다. 푸싱의약은 중국 내 백신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제조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연간 10억 회분(5억 명분)의 백신을 생산해 중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합작사 설립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 지역에서 백신 개발에 대한 독점 계약을 맺었다. 중국 본토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앞서 우구어 자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내 백신 유통과 관련해 “늦어도 7월까지 당국의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시노팜과 시노백을 비롯해 자국이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외국산 백신에 대해서는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규모는 3억 회분을 돌파했다. 올해 말까지 백신 접종률을 인구(14억 명)의 70∼8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중국은 공격적으로 자국 백신을 수출하며 ‘백신 외교’에도 신경 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남미 인구 상위 10개국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1억4350만 회분 가운데 약 52.8%(7580만 회분)가 중국산 백신이거나 중국에서 수입한 원료로 만든 백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방 국가의 주요 백신 제조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가 공급한 물량은 5900만 회분이었다.

클레어 웬햄 런던정경대 세계보건정책 교수는 “중남미와 개발도상국이 중국산 백신을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세계 보건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