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독자적으로 발사한 로켓의 잔해가 추락하는 것에 대해 세계적인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 내 몇몇 매체들과 블로거들이 "서방 국가들의 불안감 조성"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유인우주국(CMSEO)은 9일 오전 11시24분(한국시간) 로켓의 잔해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고 로이터, AFP 등을 통해 밝혔다. 로켓 잔해 대부분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동안 타버렸으며, 남은 잔해는 동경 72.47도, 북위 2.65도의 위치에 추락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치는 인도 남서쪽 아라비아해다.

미국 우주사령부 또한 "로켓이 인도양에 추락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로켓은 창정5B호로 중국이 지난달 29일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를 실고 발사했다. 로켓 자체는 정상 궤도에 안착했지만, 상단 잔해물 일부가 지구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돼 각국의 긴장이 고조됐다.

미 우주사령부 역시 로켓 잔해가 지구로 추락할 경우 발생할 인명피해를 우려해 로켓의 궤도를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를 비롯해 일부 온라인 매체와 블로거들은 "서방 국가가 지나친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서는 창정5B를 검색해도 잔해물 추락 관련 기사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창정5B가 통제를 벗어나 지구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보도는 서구권의 과대선전"이라며 "현재 상황은 당황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을 우주 전문가라 소개한 싱창 박사도 환구시보와 인터뷰에서 "로켓 잔해가 크지 않은데다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만들어져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쉽게 소실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로켓은 특수한 기술을 사용해 설계됐다"며 "대부분의 부품이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불에 타 사라질 것이며, 지구에 해를 끼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하이샤 소비보는 "창청5B 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하자 일부 서방매체들이 또 언론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며 "서방은 악의적으로 거짓 뉴스를 조작해 선동해왔고, 이는 중국의 발전을 억누르기 위한 의도일 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에도 창정5B의 다른 로켓이 지구에 재진입한 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일부 잔해가 떨어져 건물이 파손된 사례가 있다.

하버드대 천체물리학센터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잔해가 바다로 떨어져 인명 피해를 피한 것에 대해 "중국은 도박에서 이긴 것"이라는 평을 보였다. 그러면서 "여전히 무모한 짓이었다"고 지적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우주 활동을 위해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중국의 활동을 비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