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영리단체 보고서…"월마트가 유급병가 업계표준 만들 수 있어"
"월마트, 유급병가 허용했다면 코로나 사망 줄일수 있었다"
미국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가 유급병가를 허용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휴먼 임팩트 파트너스'(HIP)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월마트가 직원에게 2주간 유급병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면 코로나19 확진자를 7천500명, 사망자를 133명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HIP는 유급병가 제도를 활용했다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6% 감소했을 것이라는 위스콘신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월마트 내부에서도 유급병가 정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월마트의 메릴랜드주 로럴 지점에서 근무하는 신시아 머리는 "월마트의 병가정책에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직원들은 병가를 신청하면 해고될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고당하기 싫어서 아파도 출근하는 직원이 많다"면서 "이들은 무급휴가를 내지 못할 만큼 형편이 안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머리에 따르면 월마트는 6개월 동안 다섯 번 이상 지각·결근한 직원은 해고 대상이다.

월마트는 유급병가 대신 제공하는 '보상 유급휴가'를 1년에 최대 6일까지만 사용하도록 규정해 직원들이 아파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일터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머리는 주장했다.

월마트는 보고서 내용에 반발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자가격리를 해야 할 경우 2주간 청원 휴가를 제공하고,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무급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노동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다수 시행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보고서를 작성한 HIP 선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는 월마트만 지목했지만, 유급병가 접근성은 미국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유급병가는 효과적이고 강력한 공중보건정책"이라면서 "최대 규모 사업장인 월마트가 유급병가를 시행하면 다른 업체들이 따라갈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