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 회담 제안' 푸틴 거부 뒤…군사 긴장 해소 담판 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추진 강행 의사를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회담 의사를 밝히면서도 모스크바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상기시켰다.

젤렌스키 "푸틴과 돈바스 아닌 모스크바서도 만나겠다"

젤렌스키는 그러면서 "대통령실장(비서실장)에게 푸틴 대통령 행정실과 연락해 회담 시기와 장소를 정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내겐 회담의 내용이 중요하지 회담 장소는 부차적인 것일 뿐"이라면서 모스크바 회담 제안에 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0일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이어지는 돈바스 지역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었다.

이 제안에는 분리주의 반군이 사실상 러시아의 지원과 조종을 받고 있어 돈바스 분쟁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러시아와의 담판이 불가피하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인식이 깔려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22일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돈바스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우선 도네츠크공화국, 루간스크공화국 대표들과 만나고 그 뒤에 러시아를 포함한 제3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돈바스 회담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도네츠크공화국과 루간스크공화국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돈바스 지역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장악하고 선포한 독립 공화국이다.

푸틴은 러시아가 돈바스 분쟁 당사자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돈바스 정상회담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반군이 러시아의 2014년 3월 크림반도 병합 이후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다.

프랑스·독일·러시아·우크라이나 등 4개국은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4자 정상회담을 열고 돈바스 평화 구축을 위한 민스크 협정을 채택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돈바스 지역에선 특히 지난 2월부터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다시 격화하면서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대규모 무력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하지만 지난주 러시아가 돈바스 인근으로 증강 배치했던 자국군에 철수 명령을 내리면서 고조됐던 긴장이 다소 완화된 상태다.

젤렌스키 "푸틴과 돈바스 아닌 모스크바서도 만나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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