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 선거제 개편안 강독 진행…다음달 통과 전망
홍콩 선거서 타인에 무효표 독려하면 최대 징역 3년
홍콩에서 앞으로 '선거 방해 행위'를 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명보와 홍콩01 등 홍콩매체에 따르면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이날 총 534쪽으로 구성된 '2021 개선 선거제도 조례 초안'에 대해 두 차례 삼의를 진행했다.

초안에는 선거 기간에 백지투표 등 무효표 독려, 다른 사람의 투표 방해 등 선거 조종 행위를 범죄로 간주해 최대 3년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홍콩 정부는 '선거 방해 행위'로 ▲말과 영상, 이메일 등 어떤 형태로든 대중에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 ▲ 몸짓, 의상, 깃발·표지판 등 대중이 관찰할 수 있는 행위 ▲ 대중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자료를 배포하는 행위 등의 3가지 '공개활동' 유형을 들었다.

에릭 창(曾國衛) 홍콩 정치체제·내륙사무장관은 "다른 이가 투표를 하지 않도록 하거나 무효표를 던지도록 선동하는 자들이 있다"며 "이는 선거 방해 행위이고 선거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개편안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체제를 확립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반 초이 홍콩중문대 정치행정학과 선임 강사는 명보에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은 반대파에 투표하지 말라고 하거나 자신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행위 등 많다"며 "그런데 정부는 오로지 무효표를 내라거나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하는 선동하는 행동에 대해서만 규제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하네스 찬 홍콩대 법대 교수는 명보에 "투표를 하지 않거나 무효표를 던지는 행위는 합법적인 행위인데 왜 남에게 그렇게 하도록 독려하는 게 불법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대중의 불만을 받아들이려고는 하지 않고 그런 행위를 불법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선거제 개편 초안은 범민주 진영이 모두 사퇴한 입법회에서 세 번째 심의를 진행한 후 다음달 말께 통과될 전망이다.

한편, 홍콩 차기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거일은 오는 9월 19일, 입법회 선거일은 12월 19일, 행정장관 선거일은 내년 3월 27일로 각각 확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