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대출 자제령을 내렸다. 중국에서는 최근 경기가 빠르게 되살아나면서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1~2월 중국 시중은행의 신규 대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 매매 건수는 133% 늘어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시중은행에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을 유지하도록 지시했다. 또 대출할 때 신용, 대출 기한, 담보물 등의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기업이 경영 목적으로 대출받은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시켰다.

중국 은행업계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의 대출 제한 지시로 외국 대출기관을 포함한 많은 시중은행이 신규 대출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제 성장 촉진보다는 부채 위험을 통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구성된 중국의 중장기 민간 대출은 올 2월 사상 최대치인 1조4000억위안(약 240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중국 정부는 자산시장에 거품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FT는 “중국의 해안가 대도시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치솟았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경기가 작년 말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작년 4분기 중국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5%를 기록했다. 중국은 올해 최소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래리 후 맥쿼리그룹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는 사라졌다”며 “중국 정부의 최우선 순위는 신용 위험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