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에너지기업인 닛키홀딩스가 소형 원전 건설 사업에 일본 기업 중 처음 진출한다. 소형 원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사고 위험이 낮아 차세대 원전 모델로 꼽힌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키홀딩스는 미국의 신흥 발전기업인 뉴스케일파워가 아이다호주에서 진행하는 60만~70만㎾(킬로와트)급 소형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 회사는 아이다호 프로젝트 경험에 자체 플랜트 건설 기술을 더해 중동과 동남아시아 소형 원전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닛키홀딩스는 뉴스케일파워의 지분 3%를 보유한 주주다. 두산중공업도 2019년 말 뉴스케일파워에 4400만달러(약 496억원)를 투자해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다.

소형 원전은 기존의 100만㎾급 대형 원전에 비해 사고 확률은 크게 낮고 건설비는 3분의 1 수준이어서 차세대 원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탈석탄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원전 비중을 늘리려는 일본 등 선진국의 대체 발전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테라파워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 원자로 개발에 나섰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SMART)를 개발했다.

뉴스케일파워가 개발한 원전은 소형 모듈원전(SMR) 방식이다. 여러 개의 원자로를 수영장처럼 생긴 물탱크에 넣어 냉각시키는 형태다.

냉각수 공급이 끊겨도 물탱크의 물이 모두 증발하는 데 1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핵연료봉인 노심이 녹는 ‘멜트다운’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쓰나미가 일으킨 정전으로 원전의 냉각 장치 가동이 중지되면서 일어났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9기를 제외한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화석연료 발전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도 일본 정부가 올여름 개정하는 에너지 기본계획에 원전의 신설 및 증설을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