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틱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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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지하철 안에서 한 아시아인 남성이 낯선 사람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경(NYPD)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판단, 즉각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흑인 남성이 아시아인 남성을 구타하는 모습을 담은 57초 가량의 영상이 최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영상 속 흑인 남성은 지하철 끝에서 아시아인 남성을 얼굴과 머리에 무차별적 폭행을 가한다. 이 흑인은 저항하는 상대방의 목을 조르고 바닥에 내팽겨 쳤다. 이후 아시아인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흑인 남성은 유유히 지하철을 떠났다.

폭행 과정에서 지하철 내 상당수의 목격자들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했던 사람은 없었다. '그만두라'고 멀리서 소리칠 뿐이었다. 영상을 보면 중간중간 의미를 알 수 없는 환호성이 들리기도 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NYPD는 증오범죄 태스크 포스(TF)를 꾸려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폭행이 왜 발생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미국에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지난 24일 맨하탄에선 길거리에서 38세 아시아계 남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했고, 21일 뉴욕에선 20대 남성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규탄 시위를 하던 30대 아시아계 여성을 폭행했다.

애틀랜타에서는 지난 16일 총격으로 한인 4명 등 총 6명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희생자는 74세의 박모씨, 그랜트를 성으로 하는 51세 여성, 69세의 김모씨, 63세 유모씨다. 이처럼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지속 발생하자 곳곳에선 반(反)아시아계 증오·범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행진이 열리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