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알루미늄 공장 모습. 사진 로이터
중국의 한 알루미늄 공장 모습. 사진 로이터
코일, 자동차용 판재, 음료 캔, 포장용 포일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선물 가격이 한달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세계 알루미늄 수요 1위국인 중국이 국가 비축물량을 대거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 영향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이날 알루미늄 3개월물 가격은 t당 2234달러로 전일대비 약 2.1% 내렸다. 이날 장 초반엔 전일대비 3.6%까지 가격이 밀렸다.
'중국발 물량 쏟아지나' 우려에 알루미늄 가격 급락 [원자재포커스]
같은날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선 알루미늄 5월물 가격이 t당 6%까지 급락했다가 전일대비 2.6% 낮은 t당 1만7085위안에 장을 마쳤다.

알루미늄값이 급락한건 중국발 공급 증가 우려에 매도세가 확 늘어난 탓이다. 이날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은 중국이 알루미늄 국가비축분 중 약 50만t을 시장에 내놓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부랴부랴 비축분을 시장에 풀어두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은 가전제품부터 건설, 자동차산업 등에 폭넓게 쓰인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각종 품목 가격이 오를 조짐이 보이자 공급을 늘려 급등한 알루미늄 가격을 안정화하려 하고 있다.

자국 내 탄소배출량 목표치를 달성하려는 것도 알루미늄 비축분을 매각하려 하는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루미늄 생산·가공 과정에선 탄소가 매우 많이 발생한다"며 "당국이 일부 비축분을 풀면 중국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을 이루겠다고 작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공급 증가 우려가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버 느젠트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향후 5년간 중국이 국가비축분을 시장에 내놓는 일이 차차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세계 알루미늄 시장에 미치는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