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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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1~2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모두 폭증했다. 지난해 초 발발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성장세다.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올 3대 실물경제지표인 1~2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이상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발표했다. 중국은 매년 1~2월에 있는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1월과 2월에만 두 달 치를 묶어 한 번에 발표한다.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5.1% 급증했다. 로이터통신 집계 시장 예상치인 30%를 훌쩍 뛰어넘었다. 산업생산은 제조업, 광업,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등)의 생산량으로, 국내총생산(GDP)를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 -13.5%까지 떨어졌다.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도 마이너스였다. 1989년 통계 작성 시작 이후 3대 지표가 한꺼번에 감소세를 보인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중국의 지난해 월별 산업생산은 4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됐고 12월에는 7.3%까지 올라왔다.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2019년 12월의 6.9%를 웃돌았다. 이번 1~2월 산업생산은 2019년 1~2월보다도 16.9% 증가했다. 두 해 평균 성장률은 8.1%에 달했다. 최근 중국의 경기가 단순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정도가 아니라 더 가파르게 상승세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39.5% 증가해 상승세를 이끌었다. 제조업 중에서 자동차가 385만대 생산돼 89.9% 급증했다. 공업용 기계류 생산 증가율도 117.6%에 달했다.

1~2월 소매판매는 6조9737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8% 늘어났다. 시장 예상치는 32%였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산업생산보다 회복이 더뎠다. 지난해 1~2월 -20.5%까지 떨어진 후 8월에서야 플러스(0.5%)로 돌아섰다. 12월에는 4.6%를 나타냈으나 2019년 12월(8.0%)에는 못 미쳤다. 중국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수 확대를 제시했으나 지난해에는 소매판매가 부진해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증가세는 중국의 내수 시장도 정상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019년 1~2월에 비하면 6.4% 늘었다. 두 해 평균 상승률은 3.2%로 집계됐다. 음식점 소비가 7085억위안으로 68.9% 급증했다. 상품 중에선 귀금속류 소비가 98.7% 커졌다. 가구류 소비 증가율도 53.1%로 높은 편이었다.

고정자산투자는 4조5236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예상치인 40%를 밑돌았으나 2019년 1~2월과 비교할 때에는 3.5% 늘어났다. 실업률은 5.5%로 작년 말 5.2%에서 다소 높아졌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