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타이산 원전  사진=EDF에너지
중국 타이산 원전 사진=EDF에너지
중국이 원자력발전을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지정하고 투자를 확대한다.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된 14차 5개년 계획(14·5 계획. 2021~2025년) 초안을 보면 중국은 2025년까지 20여개의 원자로를 신설해 현재 50기가와트(GW)인 원전 발전량을 7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은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원자력 발전량이 많다. 작년 말 기준 총 47기가 44GW 용량의 발전을 하고 있다. 현재 13곳을 새로 건설 중이다. 이번 초안은 2025년까지 적어도 7개의 원전을 새로 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에너지 계획이 여전히 원칙론 수준인 데 반해 원전 계획은 훨씬 구체적이며, 이는 중국 지도부가 원전을 얼마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초안을 보면 중국은 2025년까지 원전 등 비화석에너지(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3세대 원전 건설을 가속화하고, 소형 원전과 해상 원전 기술도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원전 안전 부문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원전 투자 확대 방침에 상하이증시 원전 주식인 중국원자력건설(中国核建·601611)은 이날 장중 상한가까지 올랐다. 중국원자력발전(中国核电·601985)도 4% 이상 뛰었다.

로리 밀리비르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 애널리스트는 "현재 건설 중인 원전들보다 중국이 목표로 하고 있는 원전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향후 원전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 3세대 원전 가동에 성공하는 등 관련 기술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국영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CNNC)는 지난해 11월 남동부 푸젠성의 푸칭시에서 '화룽(華龍) 1호' 기술을 쓴 푸칭 원전 5호기를 전력망에 연결하고 전력생산을 시작했다.

화룽 1호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3세대 원전 기술이다. 모든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국산화율이 85%를 넘는다. 3세대 원전 기술은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제정된 국제 표준으로 2세대에 비해 수명이 길고(약 60년), 경제성은 20~30% 향상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건설·운영되기 시작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