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밀치고 지하철에서 때리고…NYPD, 혐오범죄로는 수사안해
뉴욕서 아시아계 여성 '수난'…하루에만 폭행사건 3건
미국 뉴욕시에서 아시아계 여성을 겨냥한 폭행 사건이 하루만에 3건이나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ABC뉴욕 등 지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2시께 뉴욕시 퀸스 플러싱의 한 빵집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52세 중국계 여성에게 한 남성이 다가와 상자를 집어던진 뒤 이 여성을 강하게 밀쳐 넘어뜨렸다.

피해 여성은 철제 신문 가판대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바닥에 쓰러지는 바람에 병원으로 실려 가 이마를 다섯 바늘 꿰맸다고 뉴욕경찰(NYPD)이 밝혔다.

경찰은 다음날 퀸스에서 폭행 등 혐의로 패트릭 마테오라는 이름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나, 혐오범죄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의 딸 매기 케일라 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는 인종적 욕설을 퍼붓고 엄마를 길바닥으로 밀쳐 넘어뜨렸다"며 "엄마는 아직도 충격을 받은 상태이고 살아있다는 데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배우 올리비아 문이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져 공분을 일으켰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뉴욕시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지하철에서 71세 아시아계 여성이 누군가로부터 얼굴을 얻어맞았고, 할렘의 한 지하철에서도 68세 아시아계 여성이 뒤통수를 가격당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사건 또한 인종혐오 범죄로 다뤄지고 있지는 않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는 사이트의 공동 개설자인 러셀 정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증오에 면허를 줬다"며 "아시아계 미국인이 그 타깃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작년 3∼12월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2천808건의 인종차별 사건이 보고됐다.

NYPD에 신고된 아시아계 증오 범죄는 지난해 총 29건이며 이 가운데 24건이 코로나19에 따른 외국인 혐오 사건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