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이 앞으로 10년 내에 석유제품 매출 비중을 기존 55%에서 30%선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적 저탄소 트렌드에 수요가 줄고 있는 석유보다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트리끄 푸아네 토탈 최고경영자(CEO)는 “토탈의 사업 내역이 2030년 안에 크게 바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토탈은 이날 기업명을 ‘토탈에너지’로 바꾼다고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새로운 브랜드를 붙이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푸아네 CEO는 “근본적으로 사업 전략이 바뀌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토탈은 주요 에너지기업 중 가장 빠르게 탄소중립(넷제로) 방침을 내놓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작년 5월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25년까지 25GW로 늘린다. 2040년 안에는 저탄소 사업을 전체 전력사업 비중의 15~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토탈은 지난달엔 미국석유협회(API) 탈퇴를 선언했다. 세계 주요 에너지기업이 API를 탈퇴한 최초 사례다. API는 엑슨모빌과 셰브런, 로열더치셸 등 오일메이저 기업 등 300여 업체 모임이다. 토탈은 API의 기후변화 대응이 미흡하다며 탈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토탈은 재생에너지 사업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엔 25억달러(약 2조7680억원)를 투자해 인도 재생에너지 기업 아다니그린에너지의 지분 20%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작년에도 재생에너지 부문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토탈은 올해 연간투자 예산의 약 20%를 투자해 재생에너지 부문을 늘릴 계획이다. 작년 투자 비중(약 15%)에서 더 늘었다.

푸아네 CEO는 “토탈은 올해 재생에너지부문에 부채와 자본을 모두 합해 50억달러 가량을 쓴다”며 “2030년엔 재생에너지 부문 투자액이 총 600억달러 선으로 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탈은 이날 작년 연간 순이익이 40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예상치(38억6000만달러)를 넘었지만 직전 해 순이익(118억달러)에 비하면 약 65.5% 급감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토탈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13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예상치 11억달러를 웃돌았다.

토탈은 이날 프랑스 증시에서 주당 34.56유로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75% 가격이 내렸다. 토탈 주가는 전년동기 대비 약 0.8% 올랐다. 작년 한 해동안엔 주가가 28% 하락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